원자재에 환율·물류비 쇼크까지… 가구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 단행
부동산 침체로 52년 만에 이사 인구 최저… 매출 타격에 "원가 감당 한계"
고유가와 고환율 장기화로 원부자재 및 물류비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가구업계가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주택 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가구업체들의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9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구 및 침대 브랜드들이 최근 잇따라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신세계까사(까사미아)가 최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9% 인상한 데 이어, 퍼시스도 오는 7월부터 전 제품 가격을 평균 8% 올릴 예정이다. 침대 업계의 인상 폭은 더 가파르다. 시몬스가 최근 매트리스와 프레임 등 전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으며, 씰리침대(평균 8%)와 템퍼(프레임 약 9%) 역시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가구업계는 목재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전년 평균 대비 최대 10% 오른 데다, 고환율로 인해 수입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초 중동 지역 분쟁 발생 이후 물류비 부담이 20% 넘게 폭등하면서 더 이상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입장이다.
비용 상승 압박과 더불어 극심한 수요 위축도 가구업계를 옥죄고 있다. 가구는 신규 입주나 이사, 결혼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내구재지만, 최근 부동산 거래가 마비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 수는 46만 6,000명으로 1974년 이후 52년 만에 5월 기준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아파트 준공 실적 감소 등 주택 경기 둔화가 맞물린 결과다.
이러한 전방 산업의 침체는 주요 가구사들의 실적 악화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한샘의 연결 기준 매출은 3,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으며, 현대리바트 역시 18.7% 감소한 3,559억 원에 그쳤다. 건설사를 대상으로 하는 B2B(기업 간 거래) 물량이 급감하자 대기업은 물론 중소 가구업체들까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 시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혼인 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가구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돌았으나, 침대와 소파 등 핵심 혼수 품목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와 침대는 구매 단가가 높은 고가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소비 심리가 즉각 위축될 수 있다"며 "혼인 건수가 늘더라도 이사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시장 회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주택 경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